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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70%가 뇌졸중·심근경색으로 사망…합병증 조심해야

윤석금 2016. 5. 25. 10:04

[주치의] 당뇨병 환자 70%가 뇌졸중·심근경색으로 사망…합병증 조심해야

?  이주연 기자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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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4.0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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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섭다던데, 남편이 약을 안 먹으려고 해요.” 주부 김모(37)씨는 10년 전 당뇨병을 진단 받은 남편의 건강이 걱정이다. 지금까지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문제가 없었으나 남편의 나이가 40대에 접어들면서 걱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김씨는 “식이요법으로 제가 나름대로 관리를 해줬지만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뇨병(糖尿病)이란 말 그대로 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이다. 정상적으로는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장에서 흡수돼 혈액에 떠다니다가, 췌장에서 나오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의해 체내 에너지로 저장된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당뇨병이 나타난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병은 왜 생기나.
“당뇨병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포도당을 세포에 저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 샘이 다 파괴돼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경우다. 이를 제1형 당뇨병이라 한다. 소아나 청소년기에 잘 발생하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우유 단백질과의 교차 면역반응 등에 의해 발생하며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대부분 2형 당뇨병인데.
“당뇨병이 생기는 다른 이유는 인슐린이 몸 안에 분비되기는 하지만 간이나 근육, 지방에서 인슐린에 저항이 걸려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다. 즉 인슐린 작용에 저항이 생긴 것을 제2형 당뇨병이라 한다. 비만한 성인에서 많이 발생하며 가족 중에 당뇨병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체 당뇨병 환자의 95%로, 먹는 약이나 인슐린으로 치료한다.”

-당뇨병의 증상은.
“당뇨병은 갈증이 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본다. 또 자꾸 허기가 져서 식사를 많이 하지만, 체중이 줄어드는 증상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통해 이런 당뇨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혈액의 포도당 수치로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당뇨병이 진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당뇨병은 유전되나.
“가족력이 있으면 잘 걸린다. 부모 2명 중 1명이 당뇨병이면 자녀의 당뇨병 발생률은 25%, 부모 2명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의 당뇨병 발생률은 50%다. 만약 부모나 형제·자매 중에 당뇨병이 있다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혈당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또 누가 당뇨병에 잘 걸리나.
“나이가 들수록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니 40세가 넘으면 매년 공복에 혈당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체질량지수가 23㎏/㎡ 이상인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도 당뇨병에 잘 걸린다. 과거 혈당 검사에서 당뇨병 전 단계였거나, 임신성 당뇨병 진단을 받았던 경우, 고혈압, 중성지방 수치가 높고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뇌졸중이나 심장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도 발병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은 어떻게 진단하나.
“과거에는 소변에 당이 나오는 정도로 진단했으나 요즘은 혈액 검사로 진단한다. 실제로 소변에는 당이 나오지만 혈액의 당 수치는 정상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정상 포도당 농도는 최소 8시간 굶고 공복 상태에서 측정했을 때 99㎎/dL 이하이고, 126㎎/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100부터 125㎎/dL 사이면 당뇨병 전 단계 또는 공복혈당장애로 당부하 검사로 여부를 가린다.”

-자가 진단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당뇨병을 처음 진단할 때는 자가 혈당측정기가 아닌 정맥의 혈액으로 검사해야 한다. 자가 혈당측정기는 이미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후에 치료를 받으면서 혈당 변화의 정도를 알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당화혈색소도 당뇨병 진단의 기준으로 추가됐다. 당화혈색소란 혈색소에 당분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2~3개월간의 혈당 정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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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에 생기는 당뇨병 합병증. /조선일보DB

 -당뇨병은 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위험한데.
“당뇨병에 의한 혈관 합병증이 대표적이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망막출혈에 의해 실명되거나, 콩팥질환을 일으켜 미세단백뇨·부종·투석에 이를 수 있다. 말초신경에도 합병증이 생겨 발가락 끝이 저리고 따끔거리며 발 감각이 떨어진다. 안면마비나 손목, 발목이 마비되기도 한다. 더 큰 혈관에도 합병증을 일으켜 뇌졸중, 심근경색, 족부괴저를 초래한다.”

-당뇨병 합병증을 얻는 비율은.
“당뇨병을 처음 진단 받은 경우, 10명 중 3명은 이런 합병증을 이미 가지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10명 중 7명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아무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면 안 되고 증상이 생기기 전에 1년에 한 번씩 관련 합병증이 있는지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은 치료제도 다양한데.
“인슐린 분비 촉진제인 설폰요소제(글리메피라이드, 글리클라자이드), 비설폰요소제(레파글리나이드, 나테글리나이드),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메트포르민, 피오글리타존), 장에서 혈당 흡수를 차단하는 알파 글루코시데이즈 억제제, 인크레틴 호르몬의 분해를 억제하는 디펩티딜 펩티다아제-4(DPP-4) 억제제 등이 있어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다.”

-인슐린 주사는 어떤 환자가 맞나.
“먹는 약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 인슐린 주사를 쓴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으로 치료 후 혈당이 개선되면 다시 먹는 약으로 바꿀 수 있다.”

-약 만큼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한데.
“약이 아무리 좋아도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식사는 알맞은 양을 골고루, 제때 규칙적으로 먹는다. 과식하지 않고 너무 단 음식이나 과일은 피한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을 권한다. 산책, 걷기, 등산, 수영, 자전거, 헬스 등 어떤 운동이든 꾸준히 하고 강도를 서서히 높인다.”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은 어떤 효과가 있나.
“운동을 하면 근력이 강화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들어 혈당 조절이 더 잘 된다. 운동이 또 다른 약인 셈이다. 다만 혈당이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을 때는 운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운동 전 혈당이 100㎎/dL 미만일 때는 우유나 간식을 먹고 운동하면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다. 혈당이 너무 높을 때는 운동 후 오히려 혈당이 더 높아질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약물 치료로 혈당이 안정된 후 운동한다.”

-이외 당뇨병 환자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면.
“환자는 자가 혈당측정기를 이용해 본인의 손 끝에서 스스로 혈당을 측정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처방된 약을 꾸준히 잘 복용하는 것에 대한 교육도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미세혈관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이미 발생한 합병증을 지연시키기 위해 혈당 조절 외에도 혈압조절, 이상지혈증에 대한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