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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시니어 폭탄약 먹는다

윤석금 2016. 4. 4. 11:12

한인 시니어 '폭탄약' 먹는다…미 의학저널 연구 결과 게재


설문자 15% '위험한 조합' 복용

처방·일반약·영양제 잘못 섞으면

심장마비·사망 등 부작용 심각


2016-3-21 중앙일보


섞어 먹으면 치명적인 약과 영양제의 조합을 정기 복용하는 시니어가 6명 중 1명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과 영양제에 대한 환자들의 맹신과 의사들의 태만한 처방 단면을 보여주는 조사여서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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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대학의 디마 콰도 박사는 ‘위험한 조합’의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3월호에 게재했다.


연구를 위해 콰도 박사팀은 먼저 처방약과 일반의약품(over-the-counter), 종합비타민 등 영양제를 혼합해 ‘함께 먹으면 위험한 15가지 조합’들을 만들었다.


그후 2005년과 2011년 각각 2351명, 2206명의 65~85세 사이 시니어들을 상대로 이 조합중 최소 한가지 이상을 복용하고 있는지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2011년 응답자의 15%가 그렇다고 답했다. 2005년 8.4%에 비해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 증가세를 감안하면 5년이 지난 현재의 혼합 복용 실태는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복용 약의 개수도 조사했다. 처방약만 5종류 이상을 함께 복용하는 시니어는 2011년 현재 35.8%였다. 일반의약품과 영양제를 추가할 경우 5종류 이상을 먹는 시니어는 67%로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열명중 거의 7명꼴인 셈이다.


특히 일반의약품과 영양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기 때문에 환자도 인지하지 못한 채 위험한 조합의 약을 장기 복용할 수 있다.


한인 시니어들의 오남용도 마찬가지다. 가주한인약사협회의 마틴 김 전 회장은 “먹어야 할 약은 먹지 않고 먹지 않아도 될 약을 먹는 한인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먹고 있는 약이 효과가 없을 경우 대부분 그 조합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잘못된 약 조합의 심각한 점은 그 부작용이다. 그 전형적인 예가 ‘항혈전제+위산억제제+아스피린’의 조합이다. 약물명으로는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ㆍ항혈전제)과 오메프라졸(omeprazoleㆍ위산억제제)로 표시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 약들을 섞어 먹을 경우 심장마비, 내출혈 등 부작용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섞어 먹으면 위험한 영양제 중에는 한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오메가 3’도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오메가 3는 보조 영양제 중 복용 증가세가 가장 컸다. 2005년 4.7%에서 2011년 18.6%로 3배 이상 뛰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오메가 3와 콜레스테롤약인 ‘스태틴(statin)’, 클로피도그렐, 소염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면 역효과는 물론, 심장 혈관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

위험한 약 조합의 오남용 책임은 환자와 의사 양쪽에 있다. 최근 미네소타대학이 성인 75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42%가 섭취하는 영양보조제를 주치의에게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침술 시술을 받는 환자일 수록 말하지 않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쪽 연구에 모두 참가한 UC샌프란시스코 대학의 마이클 스타인먼 박사는 “의사도 묻지 않고, 환자도 말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질병은 계속 자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약의 남용도 문제지만 환자에게 가장 큰 적은 불필요하고, 효과도 없는 해로운 처방 행태”라고 지적했다.


정구현 기자